The Pensieve
신경과학과 건물 공사장의 여자 2
소리 | 2012/04/20 14:47
그 여자의 존재를 인식하기까지는 세 계절이 걸렸다
어째서 그녀는 그렇게나 커다란 여운을 남겼는지,
나는 그 무심함을 깨뜨리지 않으려 조심조심 그 여자에 대해 생각했다
실은 두려웠다 덜컥 설명되어 버리면 어쩌나
모호한 이유를 가진 그 여자가

나비들처럼, 개연성 없이 나타났다 스쳐가는

그녀는 나의 시였다, 패기와 능력과 집중과 몰두 같은 것으로 점철된 이상적인 일상에서
어떠한 목표의식도 찾아볼 수 없는 눈빛으로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서 있는
그 여자야말로
유일하게 성스러웠으며
중대한 균열이었다

공사장의 시간은 지루하지만 꾸준히 흘러
나의 시간도 지리하지만 조금씩 쌓여
계절이 한 바퀴를 돌았을 때
그제야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계선도 없이 그 여자는
어제도 그랬다는 것처럼 곧잘 옆을 쳐다보거나 다리를 까딱이거나 마치
진짜 사람처럼, 아니 민들레처럼, 호르륵 흩어져 버리는

그녀는 나의 아리아드네, 현실로 가는 번지점프대에서 노란 실타래의 끝을 잡고 있다가
어느 날인가 출근길의 배경으로 증발하였다 올해의 홀씨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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